이 책을 보고 든 가장 큰 궁금증은 '과연 투자 대가들의 투자 방법이 우리나라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이 책은 10명의 투자 대가들의 투자 방법을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대가들의 투자 기준에 맞는 우리나라 종목을 제시합니다. 물론 미국 종목도 제시합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대가의 투자 기준이 잘 맞을까 궁금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두 분입니다. 강영연과 최재원 님입니다. 강영연 님은 삼성전자를 거쳐 한국경제신문에서 일하며 2019년에 '변동성의 시대: 대가에게 길을 묻다'라는 시리즈를 연재하며 가치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답니다. 최재원 님은 대학원 재학 시절 행동 재무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관련 논의들을 데이터를 통해 분석하는 계량적 접근 방식에 끌려 증권 분석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고 지금은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에서 퀀트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책의 대부분이 대가들의 투자 기준을 계량적으로 바꾸고 그에 따른 종목을 제시하고 기간을 산정하여 시뮬레이션 결과를 수치로 보여줍니다.
첫 번째 대가는 워런 버핏입니다. 버핏의 투자 기준을 수치화하면, 260일 주가 변동성 하위 50%, PBR 하위 50%, ROE 상위 50%입니다. 우리나라 코스피 200 종목 중 위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종목을 대상으로 2002년부터 2020년 3월 말까지 시뮬레이션한 결과는 총 수익률 450.16% 였습니다. 연평균 복리 수익률은 9.93%입니다. 이 기간 실제 코스피 200은 총 수익률 201.44%, 연평균 복리 수익률은 6.32%입니다. 실제 버핏의 종목 수익률이 월등하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놀라운 것은 종목 선정 시 참고한 실적은 이미 발표된 실적을 기준으로 했다는 것입니다. 미래 실적을 가지고 종목을 선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일반 투자자들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종목을 선정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두 번째 대가는 벤저민 그레이엄입니다. 안전마진이란 개념을 처음으로 주장하신 분이고 이에 따라 PBR이 낮은 주식을 골라 투자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 기준을 수치화하면, 유동비율 100% 이상, PER 15배 이하, PBR 1.5배 이하, 과거 5년간 EPS가 모두 플러스, 부채비율 100% 이하인 기업 중 과거 5년간 EPS 증가율 상위 20개 종목입니다. 우리나라 코스피 200 종목 중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종목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는 총 수익률 250.55%이고 연평균 복리 수익률은 7.21%입니다. 앞서 제시했던 같은 기간 코스피 200의 총수익률이 201.44%이니까 약간 높습니다.
이쯤 되니 어느 대가분의 수익률이 가장 높게 나왔을까 궁금합니다. 역사상 최고의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는 267.42%, 마법 공식의 창시자 조엘 그린블라트는 626.80%, 역발상 투자를 창안한 데이비드 드레먼은 529.61%, 배당주 투자 전략을 집대성한 켈리 라이트는 473.20%, 기금 운용의 일인자 데이비드 스웬슨은 286.12%, 듀얼 모멘텀 전략을 개발한 게리 안토나치는 637.29%, 월스트리트의 큰 곰 제시 리버모어는 621.57%, 캔 슬림 전략의 창시자 윌리엄 오닐은 467.52%입니다. 결과적으로 가장 높은 총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전략은 게리 안토나치의 투자 전략입니다.
게리 안토나치는 상대 모멘텀과 절대 모멘텀을 결합한 듀얼 모멘텀 전략으로 이름을 날린 투자 전략가입니다. 듀얼 모멘텀 전략은 한마디로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것'입니다. 듀얼 모멘텀 종목 선정은 코스피 200 지수 종목 중 12개월 수익률 상위 20개 종목을 뽑고 이 중 12개월 수익률이 플러스인 종목을 추렸습니다. 단, 모멘텀 전략은 추세에 민감하기 때문에 매 분기 말 리밸런싱 하는 것으로 가정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전략을 같은 기간 미국 S&P500지수와 비교하면 성적이 저조합니다. 참고로 다른 대가들의 전략은 리밸런싱을 매년 4월 1일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그러면 그다음 높은 수익률을 올린 조엘 그린블라트의 투자 전략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조엘 그린블라트는 '마법 공식'의 창시자입니다. 그는 자본수익률과 이익수익률, 두 가지 지표만을 가지고 종목을 판단한다고 합니다. 자본수익률 산정 공식은 'EBIT / (유동자산-유동부채)+(비유동자산-감가상각비)'입니다. 이익수익률 공식은 'EBIT/(시가총액+순차입금)'입니다. 좀 더 쉽게 보면, 예를 들어 1주가 1만 원이고 1,000원의 주당순이익을 기록한다면, 이 회사의 이익수익률은 10%입니다. 그리고 어떤 회사가 사업을 위해 조달한 자본이 400억 원인데 200억 원의 이익을 냈다면 자본수익률은 50%입니다. 자본수익률과 이익수익률을 기준으로 각각의 순위를 부여한 뒤 평균을 내 상위 20% 종목을 선정했다고 합니다. 물론 리밸런싱은 매년 4월 1일 한 번만 하는 것으로 가정했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게리 안토나치의 투자 전략보다는 좋아 보입니다.
퀀트 애널리스트들이 대가들의 투자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을 선정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대가들 자신들의 투자 원칙과 기준이 명확하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그리고 대가들은 자신의 원칙과 기준을 따르고 그것을 오랫동안 유지합니다. 이것이 첫 번째 공통점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장기간을 바라보는 장기투자를 강조합니다. 이것이 세 번째 공통점입니다. 안전마진과 복리효과를 누리기 위함일 겁니다. 또 다른 공통점은 바로 분산투자입니다.
이 책을 통해 퀀트 투자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대가들의 투자 전략이 우리나라에 적용된 결과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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